78, 丹陽峽中遇雨 단양협중우우
단양 협곡에서 비를 만나서
一夜寒溪漲綠波(일야한계창녹파) 하루밤새 싸늘한 계곡에 푸른 물결 넘실대고,
峽雲飛雨濕征簑(협운비우습정사) 협곡의 구름이 비 되어 내리니 나그네 도롱이가 촉촉해 지네.
思親戀闕愁如海(사친연궐수여해) 어버이 그립고 궁궐 못 잊어 수심이 바다 같은데,
撫事驚心鬢欲華(무사경심빈욕화) 지나간 일 회상하니 두려워서 살쩍이 다 희어지려 하네.
已把功名輸汗馬(이파공명수한마) 이미 공명 떨쳤으나 전공세우는 데 실패하여,
惟將客淚濺江花(유장객루천강화) 단지 나그네 눈물 강변에 꽃잎 지듯 흘리네.
當年枉起東山老(당년왕기동산노) 그해 헛되어 출동했던 동산의 늙은 출정인 이,
爲問蒼生柰爾何(위문창생내이하) 백성에게 묻고자 하는 것은 ‘그대들이 어찌하나’ 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