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84, 題雲巖石上 幷序 제운암석상 병서 운암 골짜기 바위에 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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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1 오전 11: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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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題雲巖石上 幷序 제운암석상 병서

운암 골짜기 바위에 시를 쓰다

 

丹陽長林驛南距六七里 沿溪而入 地名雲巖 景致勝絶 有曹伸者卜居 作小亭 名曰水雲 亂後棄而不守 余以虎皮一張購得之 顧擊官于朝 未能賦歸 徒夢想神遊耳 戊戌二月 自南中還 路出其下 因得一遊 書五言律于溪石上 以志余懷 同遊者尹從事敬立云

단양장림역남거육칠리 연계이입 지명운암 경치승절 유조신자복거 작소정 명왈수운 난후기이불수 여이호피일장구득지 고격관우조 미능부귀 도몽상신유이 무술이월 자남중환 로출기하 인득일유 서오언률우계석상 이지여회 동유자윤종사경립운.

 

단양 장림역에서 서남쪽으로 6~7리 떨어진 곳에서, 시냇물을 따라 들어가면, 이곳 지명이 운암인데, 경치가 아주 좋다, 조신이란 사람이 이곳을 주거지로 택하여 조그마한 정자를 하나 지어놓고 수운정이라 불렀다.

전란이 발생한 후에 그는 버려두고 돌보지 않았는데, 내가 호피 한 장을 주고 이 정자를 사들였으나, 조정의 관리 명부에 등록된 관리들을 다 살펴봐도 아직은 사직하고 귀향할 수 있는 관리가 없었으니, 오직 꿈속에서 혼령이나 여기 와서 놀 따름이었다.

무술년 2월 남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 들러, 유람하다가 운암의 계곡바위에, 오언율시 한 수를 쓸 기회가 생겼기에, 내가 마음속에 잊지 못하는 동반 유람자 윤경림을 마음에 새기면서 읊었다.

 

曹氏曾遊地(조씨증유지) 조 씨가 일찍이 거닐었던 이곳을,

吾廬偶卜隣(오려우복린) 내 오두막으로 우연히 선택하게 되었네.

谷深時見鹿(곡심시견록) 계곡이 깊어 때때로 노루가 보이고,

村遠不逢人(촌원불봉인) 마을과는 거리 멀어 사람을 만날 수가 없네,

山水還成癖(산수환성벽) 산수를 아직도 좋아하는 버릇이 있어,

烟霞欲養眞(연하욕양진) 연하 속에서 수양하며 본성을 보존하려네.

干戈滿南國(간과만남국) 격전이 남부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何處避風塵(하처피풍진) 어느 곳인들 전란을 피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