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93, 詠王導 영왕도, 왕도를 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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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4 오전 1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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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詠王導 영왕도, 왕도를 읊다

 

東晉元臣 余必以王茂弘爲首 獨其殺周伯仁一事 分明假手報怨 用心一差 而不覺其流入於小人 雖有他美 不足贖也 近世有王陽明記夢詩 其詞托郭景純語 以導爲奸臣 使九原可作 茂弘亦必爲法受惡而不得辭矣 導尙如此 况非導者乎 余因推其意而賦之云

동진원신 여필이왕무홍위수 독기살주백인일사 분명가수보원 용심일차 이불각기류입어소인 수유타미 불족속야 근세유왕양명기몽시 기사탁곽경순어 이도위간신 사구원가작 무홍역필위법수악이부득사의 도상여차 황비도자호 여인추기의이부지운

 

동진 제일의 신하로 나는 반드시 왕무홍을 첫머리에 둔다, 단지 그가 주백인을 죽였다는 한 가지 사실은 분명히 타인의 손을 빌려 자신의 원한을 갚은 것이 되나, 이는 속셈이 한 번 어그러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인으로 전락되었을 따름이다. 비록 그가 훌륭했다 할지라도 속제하기에는 부족하다.

근세에 왕양명의 기몽시가 있는데, 시문 중의 사어 에서 곽경순의 말에 기탁하여 왕도를 간신으로 간주하여,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다면, 왕무홍 또한 반드시 법에 의해서 악과를 받도록 해도, 그는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왕도에 대한 평가가 아직 이와 같은데, 하물며 왕도의 경우가 아닌 다른 사람들임에랴! 나는 그들 의 뜻에 미루어서 생각할 수 있는 까닭에 이를 시로서 지어 읊어본다.

 

茂弘外寬和(무홍외관화) 무홍은 외관이 너그럽고 온화하나,

內深而次骨(내심이차골) 내심에는 원한이 골수에 사무처 있었네.

嬉嬉太多可(희희태다가) 즐겁게 허허대며 너도나도 좋아 뵈나,

笑裏藏劍鍔(소리장검악) 웃음 속엔 칼날을 숨기고 있었다네.

伯仁奇節士(백인기절사) 백인은 지조가 굳은 비범한 인물로,

任眞自坦率(임진자탄솔) 본성대로 행동해도 여전히 너그럽고 대범하였네.

新亭一相遇(신정일상우) 신정에서 서로 만나자 마자,

推心擬膠漆(추심의교칠) 진심으로 교우하여 아교로 붙인 듯 옻칠을 한 듯이 친밀해졌네.

戮力艱難際(육력간난제) 어려웠던 시기에 서로가 협력하여,

期待實不薄(기대실부박) 실로 서로에게 야박하지 않기를 기대했다네.

巨猾起同宗(거활기동종) 아주 간교한 무리는 한 뿌리에서 나오나니,

芟夷將逮及(삼이장체급) 제거하려면 곧 바로 추포해야 하네.

白衣詣霜臺(백의예상대) 처벌 받는 백의의 관료는 어사대에 끌려가면,

擧族甘鼎鑊(거족감정확) 일족이 옥형을 당해도 감수해야 한다네.

凉炎見翻覆(양염견번복) 귀천이 뒤바뀌게 되고,

况乃死生迫(황내사생박) 게다가 생사존망이 임박해졌음에랴!

平生握手親(평생악수친) 평생을 손잡고 친밀하게 지냈어도,

望望如不識(망망여불식) 덤덤히 바라보며 안면이 없는 것처럼 해야 하네.

交情獨此人(교정독차인) 교제하는 감정이 유별난 이런 사람은,

斷斷如金石(단단여금석) 마음결이 확고하여 금석과 같다네.

慇懃百千言(은근백천언) 백 마디 천 마디 말로서 간절하게,

籲天極辨釋(유천극변석) 하늘에 호소하며 무죄를 해명한다네.

有恩不市人(유은불시인) 성은을 입었으면 시정잡배가 아니니,

公義益精白(공의익정백) 공적인 도의는 더욱 청렴결백해야 하네,

寧同賤丈夫(영동천장부) 어찌 비루하고 탐욕스런 사내처럼,

一飯便生色(일반변생색) 밥 한 그릇에 곧바로 생색을 내겠는가!

幽明負良友(유명부양우) 선악과 현우에 따라 좋은 벗은 사귀기도 하지만,

以怨還報德(이원환보덕) 원한으로써 은덕에 되갚기도 한다네.

假手快私憤(가수쾌사분) 남의 손을 빌려 자신의 분풀이를 하는 자는.

奸計鬼與蜮(간계귀여역) 간계로 사람 해치는 귀역 같은 요괴로세.

如何百代論(여하백대론) 어째서 백대를 두고 탄핵하는가,

尙在名賢列(상재명현열) 아직도 명현의 반열에 있는데.

陽明幸闡幽(양명행천유) 양명은 숨겨진 사실 드러내길 바라지만,

一歌同鈇鉞(일가동부월) 시가로 읊자 부월 같은 형구 되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