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107, 詠菊 幷序 영국 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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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8 오후 6: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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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詠菊 幷序 영국 병서

      국화를 읊다

 

九月晦 至玉淵 見凌波臺 菊花冒霜猶在 撫玩感歎 口占短篇 令袗書之壁上 後有觀者 尙知余此日之意否乎

 

구월회 지옥연 견능파대 국화모상유재 무완감탄 구점단편 영진서지벽상 후유관자 상지여차일지의부호

 

9월 그믐날, 옥연정사玉淵精舍에 갔다가 능파대凌波臺의 야생국화가 서리를 맞고도 아직 생생한 것을 보고, 어루만지면서 감탄하다가 단편의 시 한 수를 읊은 다음, 아들 진에게 이를 벽에 써 붙이도록 했다. 훗날, 이 시를 보는 자가 있다면, 나의 오늘의 시심詩心을 알지 않겠는가?

 

巖下數叢菊(암하수총국) 암벽아래 몇 떨기 국화꽃,

殘英遡寒旭(잔영소한욱) 아직 지지 않은 꽃송이 한기寒氣에 맞서 생생하네.

嚴霜日已深(엄상일이심) 된서리가 나날이 아주 엄중해지는데,

苦意誰能識(고의수능식) 애태우는 마음 누가 알 수 있으리 ?

還當搖落時(환당요락시) 게다가 한들거리다 낙화할 때에도,

獨自正顔色(독자정안색) 홀로 제 모습 단정히 하고 있네.

不恨年華晩(불한연화만) 좋은 시절 저물었다 한탄하는 게 아니라,

只恐芳菲歇(지공방비헐) 꽃향기 사라지는 걸 두려워할 따름일세.

采采無人贈(채채무인증) (몇 송이) 따보고도 싶었지만 전해줄 사람 없어,

徘徊三歎息(배회삼탄식 이리저리 배회하며 탄식만 거듭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