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105, 次齋寺壁間舊題韻 幷序 차재사벽간구제운 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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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8 오후 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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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次齋寺壁間舊題韻 幷序

      차재사벽간구제운 병서

秋夕 拜掃先壠 見齋寺壁間 有余昔年所題詩 伯氏及亡友趙宗道 伯由皆次其韻 烟煤滿壁 不可辨字畫 山中又有余所種松木 已干雲矣 爲之愴然傷懷 再次前韻

추석 배소선롱 견재사벽간 유여석년소제시 백씨급망우조종도 백유개차기운 연매만벽 불가변자화 산중우유여소종송목 이간운의 위지창연상회 재차전운

 

추석에 선영先塋에 성묘省墓하러 갔다가, 재사齋寺의 벽에 내가 왕년에 써서 붙였던 시를 보고, 형님을 비롯하여 작고作故한 벗 백유伯由 조종도趙宗道와 함께 모두 그 시의 운에 차운次韻하여 시를 지었는데, 벽에는 온통 그을음이 검게 껴서 글자인지 그림인지 자획을 분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산에는 또한 내가 심은 소나무가 있었는데, 이미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자랐다. 이런 것들로 인해서 내 마음이 처량하게 느껴져서, 다시 한 번 이전의 그 운자韻字에 차운次韻한다.

 

默默看題只自愁(묵묵간제지자수) 묵묵히 제시題詩할 시상詩想을 숙고하다가 돌연 수심에 잠겨

壁間相對淚先流(벽간상대누선유) 벽을 마주하고 서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

孤松聳壑思初種(고송용학사초종) 골짜기에 우뚝 자란 외 솔 처음 심던 때 생각나고,

微月生簷憶舊遊(미월생첨억구유) 초승달 처마 끝에 뜨자 옛 친구가 그립네.

風樹有聲寒夜永(풍수유성한야영) 나무에 바람 소리 나고 추운 밤 길기만 한데,

乾坤無際此身浮(건곤무제차신부) 천지는 끝이 없고 이 몸의 인생 짧기만 하네.

少年孤露今衰病(소년고로금쇠병) 젊어서 아버지 여의고 지금은 노쇠한 탓에 병들어,

望斷秋天獨倚樓(망단추천독의루) 가을하늘 아득히 바라보며 홀로 누樓閣 난간에 기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