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55, 遠志精舍記花(원지정사기화) 원지정사의 화초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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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8 오전 1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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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遠志精舍記花(원지정사기화)

     원지정사의 화초를 쓰다

 

淵明有三逕(연명유삼경) 도연명의 마당에는 세 갈래 길이 있어,

猶自詫於文(유자타어문) 오히려 시문보다 자신을 더 잘 알렸네.

况我諸般卉(황아제반훼) 하물며 나에게도 여러 화초들이 있나니,

同時滿一園(동시만일원) 일시에 정원 안에 만발하였음이라.

簷前雙玉立(첨전쌍옥립) 처마 앞에 한 쌍의 옥 같은 미석이 있고,

牆下四桃昏(장하사도혼) 담장 아래는 복사나무 네 그루가 우거졌네.

西畦種枸杞(서휴종구기) 서쪽 밭두렁에는 구기자를 심었고,

北庭移梨根(북정이리근) 북쪽 정원에는 배나무 묘목 옮겨 놨네.

山茶與海棠(산차여해당) 동백나무와 해당화는 ,

拜芳若弟昆(배방약제곤) 형제마냥 어울려 향기를 풍기네.

芍藥短叢條(작약단총조) 작약은 나지막하게 무더기로 어우러져,

比附爲兒孫(비부위아손) 아들과 손자에 견줄만하네.

薔薇正顔色(장미정안색) 장미는 이제 한창 색깔이 곱고,

黃花耀籬藩(황화요리번) 황색국화도 울타리 아래서 빛을 발하네.

髥柘不事文(염자불사문) 가지 긴 산뽕나무는 미를 추구하진 않지만,

實多令人呑(실다령인탄) 열매가 많아 사람들에게 먹도록 해주네.

葵誠最可愛(규성최가애) 해바라기는 진실로 가장 사랑스럽다니,

白日傾天門(백일경천문) 대낮이면 천궁의 문을 향해 고개 숙이기 때문일세.

更有蒼髯公(갱유창염공) 또한 푸른 수염의 소나무공도 있으니,

直氣何軒軒(직기하헌헌) 그 곧은 기상이 얼마나 출중한지!

根藏萬丈勢(근장만장세) 뿌리에는 만장의 기세를 간직한 채,

意欲撑乾坤(의욕탱건곤) 의지로는 천지를 지탱하고자 하네.

主人信貧窶(주인신빈구) 주인은 진실로 집안형편 어려운 걸 알기에,

三旬或九飱(삼순혹구손) 한 달에 간혹 저녁밥으로 아홉 끼도 먹는다네.

閉門日相對(폐문일상대) 대문 닫아놓고 날마다 상대하는 것은,

羅列陳楹軒(나열진영헌) 늘어서 있는 기둥과 난간뿐일세.

生涯亦繁華(생애역번화) 한평생 화려한 번영도 누려봤지만,

富貴如浮雲(부귀여부운) 부귀란 구름과 같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