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52, 南溪精舍十二絶(남계정사십이절) 남계정사의 12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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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1 오전 1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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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南溪精舍十二絶(남계정사십이절남계정사의 12

 

精舍(정사)

 

濯纓南溪水(탁영남계수) 남계의 시냇물에 갓끈을 씻고 나서,

結宇南溪曲(결우남계곡) 남계가 흐르는 외진 곳에 집을 지었네.

有懷南溪翁(유회남계옹) 남계의 늙은이에게 품은 생각 있나니,

襟期泂如玉(금기형여옥) 지향하는바 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네.

 

霜露堂(상로당)

 

露濡春草榮(로유춘초영) 이슬이 젖어들어 봄풀 싱그럽더니,

霜寒秋葉落(상한추엽낙) 상강 추위에 가을의 나뭇잎이 떨어지네.

哀哀一片心(애애일편심) 슬프고 애통하구나 한 조각 이 마음,

與歲無終極(여세무종극) 세월과 더불어 끊임없이 지속되네.

 

永慕齋(영모재)

 

三復蓼莪篇(삼부료아편) 시경 요아편을 아무리 반복해 읽은들,

孤懷竟誰識(고회경수식) 부모 여읜 자식 마음 누가 다 알리오.

永夜窓前樹(영야창전수) 긴긴 밤 창문 앞에 서 있는 저 나무에,

悽風吹不息(처풍취불식) 차가운 바람이 끊임없이 부는구나.

 

鳶魚軒(연어헌)

 

川泳知魚樂(천영지어락) 냇가에 헤엄쳐 봐야 물고기의 낙을 알고,

雲飛見鳥情(운비견조정) 구름 사이 날아 봐야 새의 뜻 아는 걸세.

坐來成一笑(좌래성일소) 부모 여읜 자식 마음 누가 다 알리오,

山翠入南楹(산취입남영) 푸른 산색이 (정사)남쪽 기둥 쪽에서 젖어드네.

 

玩心齋(완심재)

 

着意還成癖(착의환성벽) 유념해도 여전히 나뿐 버릇 생겨서,

忘懷更入禪(망회경입선) 모든 생각 잊고 다시 성정에 들어가네.

中虛含萬化(중허함만화) 마음을 비우고 만물의 화육 수용해야,

直是上通天(직시상통천) 그야말로 완전히 위로 하늘과 상통하리.

 

三靜齋 守僧所居(삼정재 수승소거) 선승이 머무는 곳임

 

小靜一百日(소정일백일) 단기의 정신집중은 일백일을 해야 하고,

中靜二百日(중정이백일) 중기의 정신집중은 이백일을 해야 하고.

大靜三百日(대정삼백일) 장기의 정신집중은 삼백일 해야 하나,

虛室夜生白(허실야생백) 마음을 비우면 밤에도 빛이 자생 한다네.

 

養魚池(양어지)

 

老相心多累(노상심다루) 늙은 재상 마음에 얽매인 게 많아선지,

琴生術已僻(금생술이벽) 금생의 처세술이 이미 생소하게 많아선지.

閒來獨繞池(한래독요지) 평소에 홀로 연못 주변 돌면서,

黙念伊川說(묵념이천설) 이천의 학설로 묵상에 잠긴다네.

 

愛蓮堂(애련당)

 

此物非塵俗(차물비진속) 이 연꽃은 세속적인 것이 아니기에,

濂溪寄遠情(염계기원정) 염계선생은 깊고 두터운 정의를 기탁하네.

靜聽秋宵雨(정청추소우) 가을날 밤비 내리는 소리 고요히 듣는데,

蕭蕭打葉聲(소소타엽성) 후드득 후드득 연잎 두드리는 소리 나네.

 

招隱臺(초은대)

 

延佇白雲表(연주백운표) 한참 서서 흰 구름 저편을 바라보다가,

悵望同心客(창망동심객) 실의에 젖어 마음 같이 할 사람 기다리네,

歲晩歸不歸(세만귀불귀) 노년이 되었으니 은거를 할까 말까?

山空桂花落(산공계화락) 산은 텅 비었는데 계수나무 꽃잎만 떨어지네.

 

詠歸臺(영귀대)

 

邂逅成佳趣(해후성가취) 기분 좋게도 멋있는 정취 자아낼 수 있음은,

光風滿川谷(광풍만천곡) 화창한 봄바람이 냇물에도 계곡에도 가들찬 때문일세.

古人難復見(고인난부견) 옛사람을 다시 볼 수는 없지만,

千年意可識(천년의가식) 천 년의 그 정취는 가히 알만하네.

 

歎逝川(탄서천)

 

袞袞來無盡(곤곤래무진) 콸콸 흘러드는 물줄기는 끊어진 적이 없고,

悠悠去不休(유유거불휴) 긴긴 세월은 흘러가며 멈추지를 않는다네.

元來只如此(원래지여차) 원래부터 오로지 이와 같을 따름이니,

上下與同流(상하여동류)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흘러간다네.

 

倚筇溪(의공계)

 

澄影涵秋碧(징영함추벽) 맑은 시냇물이 푸른 가을 하늘을 담았다가도,

飛空作寒雨(비공작한우) 허공에서 날아드네 차가운 빗방울이 되어.

尋源人不到(심원인부도) 그 근원을 찾자 해도 사람들은 이르지 못하나,

烟霞鎖今古(연하쇄금고) 안개와 노을은 고금을 이어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