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步出河上 船渡立巖 宿謙巖精舍 보출하상 선도립암 숙겸암정사
걸어서 강가로 나와 배를 타고 입암으로 건너가, 겸암정사에서 묵다.
曳杖行沙岸(예장행사안) 지팡이 짚고 걸어서 모래언덕에 나와,
呼船過水村(호선과수촌) 배를 불러 타고 강 건너 마을로 갔네.
薄雲巖際宿(박운암제숙) 엷은 구름 휘감긴 암벽 결에 묵는데,
孤月浪中翻(고월랑중번) 외로운 달이 물결 속에서 일렁이네.
煙樹千家靜(연수천가정) 안개 깔린 수목 속에 온 동내가 조용한데,
秋蟲四壁喧(추충사벽훤) 가을벌레 울음소리 사방에서 요란하네.
獨來無晤語(독래무오어) 홀로 와서 말 건넬 사람 없으니,
愁思滿江軒(수사만강헌) 가을 시름이 강변 난간에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