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次副天使王敬民韻 차부천사왕경민운
명나라 부사 왕경민의 시에 차운하여
勝日湖邊敞畫樓(승일호변창화루) 풍광 좋은 시절에 호수가 높직이 그림 같은 누각 지었더니,
玉人來作鏡中遊(옥인래작경중유) 옥 같은 벗들이 와서 거울 같은 호수에서 뱃놀이 했네.
新晴嵐翠看還淡(신청람취간환담) 막 갠 하늘 비취색 이내 보기에도 아직 엷은데,
向晩烟波望更悠(향만연파망경유) 해질녘 안개서린 물결은 바라볼수록 더욱 아득하네,
穹壤百年成邂逅(궁양백년성해후) 세상에서 백년 만에 우연히 또 만났으니,
仙舟一夕共淹留(선주일석공엄류) 신선이 탐직한 배 타고 하루 저녁 함께 머물렀네.
驛亭遠別渾無賴(역정원별혼무뢰) 역참 정자에서 해어지려니 영 마음이 편찮아,
空對淸篇刮病眸(공대청편괄병모) 공연히 태연한 시구로 화답하여 충혈된 눈 비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