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5 大雨行 七夕 대우행 칠석, 칠석날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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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18 오후 4: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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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大雨行 七夕 대우행 칠석

      칠석날 저녁에

 

大風從西來(대풍종서래) 거센 바람 서쪽에서 휘몰아 쳐오는데,

勢欲掀坤軸(세욕흔곤축) 그 기세 지축을 흔드는 듯하구나.

黑雲挾日飛(흑운협일비) 먹구름 해를 휩싼 채 날아가니,

四合如潑墨(사합여발묵) 사방이 온통 먹칠한 것 같으네.

天容忽慘惔(천용홀참담) 하늘빛 홀연히 어두컴컴해지더니,

物象互明滅(물상호명멸) 만물의 형상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하네.

深林鳥驚呼(심림조경호) 숲속 새들이 놀라서 울며 지저귀고,

廣野獸奔突(광야수분돌) 광야의 짐승들도 분주히 내달리네.

䨓霆振光怪(뢰정진광괴) 우렛소리 요란하고 번갯불이 번쩍이는데,

雨脚隨飄拂(우각수표불) 빗줄기 바람 따라 거세게 흩어지네.

長空杳冥冥(장공묘명명) 하늘이 아득하게 침침해지더니,

百萬橫銀竹(백만횡은죽) 엄청난 소낙비가 맹렬히 퍼붓네.

如彼昆陽下(여피곤양하) (나라) 곤양昆陽에서의 결전決戰때도 저와 같이 폭우가 내려,

漢兵走尋邑(한병주심읍) 한병漢兵은 왕심王尋왕읍王邑 병사들을 퇴각시켰다네.

虎豹亦股戰(호표역고전) (왕망군王莽軍) 범이며 표범까지 동원하여 (한병漢兵) 전율케 했으나,

鯨鯢皆蕩析(경예개탕석) (한병漢兵) 고래 같은 왕망군을 모두 괴멸시켰다네.

妖祥不可問(요상불가문) (전투에서) 길흉은 묻지 말아야 할지니,

壯觀已無敵(장관이무적) 그 웅대한 광경은 이미 겨룰만한 적수가 없었다네.

人言九天上(인언구천상) 사람들은 하늘 이야기를 하면서,

牛女惜離別(우녀석이별) 견우와 직녀가 이별한 걸 애석해하네.

臨河數行收不得(임하수행수부득) 은하 강변에서 흘린 몇 줄기 눈물 거둬들일 수 없었을 뿐인데,

人間便遭懷襄厄(인간편조회양액) 인간 세상에선 그게 곧바로 대홍수의 재난이 됐다 하네.

或言李衞公(혹언이위공) 어떤 이는 말하기를 이위공李衛公

龍馬飛騰多一滴(용마비등다일적) 용마타고 비상하다 물 한 방울 더 떨어뜨렸다네.

天瓢旣入手(천표기입수) 천신天神의 호리병을 손에 넣은 바에야,

快意酬恩誰復惜(쾌의수은수복석) 기꺼보은報恩누구인들 인색하!

二言皆恍惚(이언개황홀) 이 두 가지 설화說話 너무나 기묘하여,

吾難辨虛實(오난변허실) 나는 실로 그 허실을 분간하지 못하겠네.

獨憂茅茨捲三重(독우모자권삼중) 이엉을 세 겹이나 덮어서 설마 했는데,

屋漏牀牀無處宿(옥루상상무처숙) 지붕이 새서 방방이 잘 자리가 없네.